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씨알의 소리'라는 잡지를 정기구독하였다. 함석헌선생이 주창하는 '씨알'사상을 대중적으로 확산하기 위하여 발간하던 잡지였다. 그리고 함선생이 출판한 '뜻으로 본 한국사' 등의 책을 읽은 기억도 있다. 고등학생 치고는 엉뚱한 곳에 관심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다할 수 있어야 나라가 제대로 된다는 함석헌 선생의 생각은 바로 민주주의의 기초를 설파한 것에 다름아니었다. 함선생은 이런 주장을 말로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기도 하였다. 그 당시의 함선생은 마치 선지자이며 예언자 같은 분이었다. 그런데 함석헌선생과 또다른 우리시대의 탁월한 사상가 다석 유영모 선생을 기리는 씨알재단의 초청으로 3월 1일 그 특별한 날에 내가 강연을 했다. 너무도 황송하고 자랑스런 일이었다. 이 위대한 선각자들, 사상가들을 기리는 행사에 참석한 것이 어찌 과분하지 않겠는가. 다만 내 강연에서 함선생의 씨알 사상의 기초 위에 하나 더 주석을 달고 싶었다. 개별 씨앗 자체가 소중하고 위대한 것이지만 별개로 존재하면 힘을 쓰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씨알들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주민조직이고 시민단체이며 재단이기도 하다. 이러한 중간조직, 매개기관들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실천과 보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 헌법이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찌기 미국을 두달간 돌아보고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책을 쓴 프랑스 철학자 토크빌 역시 미국의 민주주의의 핵심이 바로 풀뿌리 주민조직이라고 설파한 바 있다. 지금으로부터 90년 전 이 날에 전 한반도와 중국, 일본, 미국에까지 울려퍼진 만세소리 역시 당시의 천도교, 기독교, 불교 등의 종교기관이나 교육단체 등이 주도하여 조직화한 것이다. 오늘날 씨알들의 모임인 이러한 NGO, 시민단체등이 위기를 겪고 있다. 씨알들의 참여가 너무도 소망된다. |















2009/03/03 07:33
씨알의 연대도 소중한 가치이고 현실화되어야 할 방향이기도 하지만, .씨알의 발아를 돕는 농부들의 안방같은 곳이 전 시민단체와 NGO이며, 씨앗을 살피는 곳 역시 그것들의 역할이 아닐까요? 단적인 예로, 십년전인가요? 프로그램을 확인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본그린피스에선 아주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으로 압니다. 2025년까지 일본로칼순회 환경강좌가 바로 그것입니다. 내가 아는 바론 일본 모든 국민들이 환경 지킴이로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한 뜻깊은 야심차고 끈기있는 사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민단체의 성장과 성숙보단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직접 찾아가서 소통하고 듣겠다는 man-to-man방식, 정치보다 더 정치적이고, 살가우며, 지극히 인간적인 방식의 운동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네요. 지금은 일본의 그것처럼 그 당시 그 국가의 상황과 여건에 맞는 시민운동의 방향과 방식, 우리 사회 시민이란 무엇인가정체성을 고민해야 할 때이지 시민운동단체의 조직 붕괴는 시민운동의 전멸, 아니면 위기는 전혀 아니라고 봅니다.오히려, 조직은 사라지고, 시민! 의 운동! 은 부활하는 것 아닐까요? 작년 촛불이 그것을 웅변해 주었습니다.
특정한 국가의 풀뿌리민주주의가 두드러지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대도시서 살던 짐을 꼭 싸고, 도시에서 닳은 신발을 신고 신발끈( 욕 아닙니다...^^)을 묶고 '떠나는' 것에서부터가 시작은 아닐까요? 성경 속에 가장 축복받은 인물, 아브라함처럼. '떠남'이 바로 '씨알의 소리' 속 명령같은데요...
누가 정치적으로 힘도 밀리고, 기득권도 내려놓고 의식주와 편리함, 세련됨과 문화의 공급을 만끽할 수 있는 곳에서 그 반대의 곳으로 떠나고 싶겠어요? 아주 소수의 분을 제외하고 대다수는 풀뿌리민주주의의 핵심이고 근간인 지방살이를 선택하기 전 수도권에서 안주! 하고 싶어할 겁니다. 그런 상황인데, 어떻게 풀뿌리 민주주의, 씨알의 소리 속 꿈같은 걸 완성해갈 수 있고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제가 지방에 살아보니 놀라울 정도로 피해의식도 높았고, 행정 지방 자립도는 턱없이 낮은데다 더 눈이 휘둥그레진 건 지방내 일자리를대도시 사람들이 거의 독식하고 있었다는 거. 심지어 지방에 토착해서 장사하는 줄 알았더만, 나중 알고보니 대도시서 출퇴근해 자영업 사업들을 하시더군요. 이런 상황인데, 풀뿌리 민주주의 기대할 수 있을까요?
시민운동의 위기, 풀뿌리 민주주의의 활성화를 바라는 기대감 이런 환상보다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대안과 현실화를 위한 모색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도 지방에 희망제작소를 열어 보시지 않으실래요?
밭도 갈고, 지방 사는 사람들 매일 눈도장도 찍고, 자전거 전용 도로 만들어달라 잔소리 좀 해 줘 강변 둑 근처 갈대밭 야외 쓰레기장 없애고 아이들과 공도 차고, 다슬기도 잡고, 밤 분위기나는 데이트 코스로 만들고, 주민들도 놀자고 꼬드기고, 그러실 의향 없으세요?
고 함석헌옹은 후세에게 무엇을 기대하셨고, 무엇을 이야기 하시고 싶으셨는 지 오늘은 한 번 생각을 해 봐야겠네요. 두서없이 발자욱 남기고 떠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저는 그만 바람과 함께 휘익~~~제가 운영하는 문화공간에 공정무역상품이 많이 필요한데, 기회되면 선물 보내주세요. 근데,시민운동가들이 워낙 박봉이라...기대할 바가 있을까 모르겠네요. 내가 봉투 털어 회비주고 싶을 정도니. 암튼 바람이 없어 저는 이만....휘...리..릭~
2009/03/04 1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