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빈민가를 없앤다-한 필리핀 사회운동가의 실험
천지개벽이 일어났다 5년쯤 전에 여기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마닐라의 최고의 빈민가였기 때문이다. 이른바 BASECO지역이다. 마닐라만(Manila Bay) 52헥타르의 면적 위에 4천7백가구의 빈민이 살았다. 원래 BASECO라는 조선회사의 땅에 빈민들이 모여 살았던 것인데 최근에서야 정부가 이 땅을 빈민들을 위해 매입하였다고 한다. 내가 방문한 당시에는 참으로 끔찍한 빈민촌이었다. 일찍이 그런 참혹한 상황을 본 적이 없었다. 돼지우리 보다 더 심한 상황이었다. 주거라기 보다는 돼지우리라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었다. 나 자신이 가난한 농촌에서 자라났지만 그것은 가난 그 이상이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 저 편에 다른 세상이 있음을 알았다. 그런데 그 빈민촌이 이렇게 바뀌었다.
위 사진과 같이 곳곳에 집짓는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아직 빈민촌이 그대로 있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이렇게 집짓기공사를 보면서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미 이 지역에 들어와 사는 사람들에게만 집을 지어주기로 확정되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외부에서 들어올 수도 없다고 한다. 사랑의 가와드 칼링가(Gawad Kalinga) 운동
이미 전국적으로 필리핀 각지에 빈민촌에 집짓기를 계속해온 GK는 2004년 1월 이 곳이 화재로 전소되면서 이 곳에 집짓기를 시작하였다. 이 화재로 2천5백채의 집이 전소되었고 2만명이 갈 곳을 잃었다. 이러한 대참사를 계기로 GK는 이 곳에 사랑의 집짓기에 나섰다.
하나의 기업에 하나의 주택단지(Village)를 맡긴다 GK의 전략은 이 빈민촌의 한 블록을 빌리지로 부르고 이곳을 다국적기업 등 기업이나 단체, 또는 독지가에 새로운 건축을 맡기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푸르덴셜보험, 모바일폰 회사인 스마트, 필립스, 유니레버, P&G 등이 하나씩을 맡게 된다. 이 단체의 책임자 밀레토씨는 이렇게 말한다. "일단 다국적기업이나 큰 기업이 하나의 빌리지를 맡으면 절대로 그 마을이 형편없이 전락하는 것을 그대로 두지는 않는다. 여기는 이미 하루에도 수많은 국내외 인사들이 다녀가는 관광지가 된 마당이어서 자신들의 이름이 걸린 마을을 허름하게 관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가 막힌 전략이다.
남자가 중요하다 밀레토씨의 견해에 따르면 많은 단체들이 빈곤문제에 접근하면서 여성에 주목한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여성은 문제가 없다. 오히려 남자가 문제이다. 그래서 GK는 이 빈민지역의 남성들을 훈련시키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성의 존재는 이 빈민지역의 공동체를 꾸리고 자발적으로 이끌어가는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우리가 방문한 기간 동안 내내 수행도 하고 질문에 답변도 하면서 적극성과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이제 이들은 더이상 과거 절망과 무기력에 빠져 있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이 가난한 동네에 집을 짓는 일은 돈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다행히 BASECO지역은 이미 유명해져서 국내외에 여기를 돕기 위해 오는 자원봉사자들이 엄청 많다고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정기적인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자원봉사활동을 보장받는다. 아래 사진은 "중국계 필리핀 청소년들의 우정마을"이라고 이름을 붙여놓은 것이다. 이럼으로써 이들은 자신의 이름이 붙은 마을을 지속적으로 돕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공동체가 중요하다 - 집 그 이상의 것 GK는 해비타트(Habitat)를 포함한 다른 단체들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집만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짓는다는 것이다. 집을 지어주고 그냥 떠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 교육과 생업, 공동체의 건설에 지속적으로 관여한다.
작은 꽃이, 작은 희망이 자란다 다른 무엇보다도 이 동네에 희망이 보이는 것은 이 주민들이 자신들의 작은 집 앞에 작은 화초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화초를 키운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희망이 자리잡았다는 증거이리라 |
Social Designer::[필리핀:밀레토]세상의 빈민가를 없앤다
2009/02/0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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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부서진 땅의 약속 - 아시아의 오늘을 영상으로 만나다 그린비출판사 2009/03/20 14:57 Delete
















2009/02/06 00:25
그래도 밤샘하지는 마세요.... 앞으로 천천히 갈길이 멀어서요...
2009/02/05 16:24
2009/02/03 16:32
2009/02/03 13:21
꼭... 전문기자의 탐방기 같은 느낌인데요
사진에 변호사님 얼굴 보기가 쬠 어렵네요~
2009/02/02 18:13
참 좋으네요.
희망의 씨앗이 퍼지는 근원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2009/02/02 12:10
그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오신 경험과 지식들이
블로그라는 새로운 소통채널을 통해 온 세상 독자들에게
전파되길 기대합니다.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해오신 박 변호사님께 존경심과 함께
또 하나의 기대감을 갖고자 합니다...
2009/02/03 18:55
감사합니다. 앞으로 좋은 블로그를 만들도록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