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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풀뿌리정치운동조직, 마들주민회의 꿈과 실천

2009/06/08 22:07

<박원순의 희망탐사 113>

풀뿌리정치운동조직, 마들주민회의 꿈과 실천

면담인사 - 서진아(마들주민회 대표)
면담일시 - 2009년 6월 6일 오전 12시
면담장소 - 서울 노원구 상계2동 322-5 동양빌딩 3층



부산에서 올라온 운동권 주부, 마들에서 일내다

곱상한 주부가 대표란다. 마들주민회는 서울의 노원지역에서 활동하는 대표적 시민단체, 주민단체이다. 역사도 제법 되었고 나름대로 평판도 나 있는 이 단체의 대표가 바로 서진아씨이다. 그녀는 부산에서 82학번으로 대학을 다니고 결혼하면서 서울로 왔다고 한다. 대학시절 감옥도 갔다. 그리고 남편도 물론 운동권출신이다. 기독교사회운동연합 간사도 지냈다. 남편이 노원지역에서 개업의가 되면서 남편 대신 활동가로 나섰다고 한다. 그녀를 늘 힘겹고 거친 지역주민운동의 일선으로 나서게 한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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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굉장히 좋은 환경이쟎아요. 남편이 늦게 개업해서 돈도 없고 집도 없지만 의사이지 않습니까? 월급이 다른 사람보다는 높지요. 아이들도 다 컸구요. 처음에는 좌절도 있었어요. 아름다운재단 지원으로 일본연수 갔다온 것이 큰 힘이 되어 아직도 버티고 있어요. 작년부터 성공회대학 사회복지대학원을 가는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고민이 확장되었죠. 스스로 자극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나는 대표로서 상근하지는 않아요. 상근자들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보충해 주는 것이 필요한데 말이에요. 간사들은 조금이라도 쉬고 재충전할만큼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어요. 교육받으러 가면 메꿔줄 여력이 없는 거지요.


상계동 철거민들의 아이들을 돌보는 소망공부방

마들주민회가 생긴 것은 1990년이다. 상계동 철거사태가 일어난 후 상계지역에서 소망공부방이라는 게 생겼다. 아이들의 문제가 바로 가정의 문제였다. 그 아이의 부모들 가정형편을 보니까 주로 가내공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 형편이다 보니 대부분의 부모들이 글을 못배운 분들이었다. 그래서 한글교육을 시작했다. 그것이 상계어머니학교로 역사가 이어졌다. 어머니학교의 틀을 통해서 지역문제에 관한 활동을 했다. 어머니학교라는 것이 아무리 어머니를 주체로 세운다고 하지만 선생과 제자가 되어 평등하지를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2000년에 새로운 마들주민회라는 새로운 풀뿌리 운동단체를 만들고 어머니학교는 그 부설이 되었다. 그 이전에 어머니학교 옆에 청소년공부방을 역시 부설기관으로 만들었다. 지금은 마들주민회 산하에 마들여성학교, 마들창조학교(청소년방과학교)가 만들어졌다. 내년이 이제 20주년이 된다고 하니 지역단체로서는 꽤 역사가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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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정치단체로서 거듭나다

이렇게 변화한 계기가 이 지역에 위치한 서울산업대 대학생들과 함께 문화한마당을 개최하는 등 지역의 자원들이 함께 결집하게 된 것이었다. 기존의 어머니학교나 방과후학교에 다 담아내기 힘들어 새로운 주민조직을 만든 것이다. 2005년까지 5년동안 전반적인 반성과 전망을 하는 토론회를 가졌다. 지역에서 5년동안 풀뿌리단체로서 자리매김을 분명히 했다. 그 이전에는 이 노원지역에 단체라는게 성공회 나눔의 집, 환경문제를 다루는 환경을 사랑하는 중랑천사람들 등이 있었다. 환경은 특수한 자기분야가 있고 나눔의집은 종교단체로서 한계가 있었다. 마들주민회같은 조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

5년동안 지역연대활동을 열심히 했다. 불암산 관통도로에 반대하는 지역단체 연대활동도 했고 선거에 즈음해서는 지역주민들의 과제 토론회도 조직했다. 2004년에 의회모니터단을 만들어 지역의정감시활동을 벌였다. 지금은 예산감시네트워크를 만들어 다른 지역단체와 함께 구의회.구청의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감시와 대안제시를 하고 있다. 가깝게는 각 지자체의 의정비 올린 것에 대한 주민감사청구를 했다. 그것이 받아들여 의원들의 의정비가 삭감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아이들의 급식조례를 만들기 위해 급식네트워크도 만들었다. 노원구 전체에서 다룰 필요가 있는 각종 문제에 대해 주민들을 동원하고 집회를 하고 성명을 발표하는 다양한 개입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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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2일 이후 계속되는 촛불시위

마들주민회는 촛불시위를 가장 모범적으로 해 왔다고 자랑한다. 작년 7월 2일 이후에 지금까지 매주 목요일 한번도 거르지 않고 촛불시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시내에 참여할 수 없는 지역주민들이 모였다. 한두번 하고 그만두려고 했는데 지역주민들이 계속 나오는 바람에 계속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들이 오히려 스스로 운영위원회를 꾸려 하고 있고 주민회는 상근자 하나 파견한 것 뿐이다.

이 촛불시위의 주제가 계속 바뀐다. 쇠고기문제는 작년 10월 이후에는 안나왔고 의료민영화, 청년실업, 이른바 MB악법 등이 주제로 떠올랐다. 발언자가 없으면 동영상을 그냥 틀어놓기도 한다. 목요일은 촛불시위, 이 노원구에도 <진실을 알리는 시민들>이라는 조직이 만들어져 한겨레신문, 경향신문을 무료로 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신문들을 사와서 주로 상가들에 나누어준다. 기존에 ‘조중동’을 보는 사람들이 좋은 신문으로 바꾸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우리가 마들주민회 사무실을 방문하였을 때에도 3명의 시민들이 한겨레.경향신문에 <진실을 알리는 시민들>의 연락처를 찍고 있었다. 잠깐 대화를 해 보니 모두가 직장인이고 한 사람은 공무원이었다. 참 희한한(?) 시민들도 다 있다.

늘 인기가 있는 인문학 강좌

2006년부터 마들주민회는 아주 특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로 지역주민들을 위한 인문학교실을 시작한 것이다. 한국역사연구회(한역연)라는 학자들 조직과 함께 한 프로젝트였다. 처음에는 홍보를 대규모로 못하는 바람에 몇십명의 주부들이 참여했다. 그것을 보면서 인문학에 사람의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인문학을 가지고 장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 사업은 단순히 우리지역만이 아니라 지역간의 연대로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덕성여대와 함께 노원. 도봉지역의 시민단체들과 함께 학진(학술진흥재단)에 6천여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공간은 덕성여대를 공짜로 빌려서 했다.

참여한 시민들 가운데 <노원지역의 인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사람들의 모임>(인지모)들의 모임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백병원의 의사들끼리 시작되어 지금은 일반 시민들도 대거 참여하여 <인지모>는 크게 확산되었다. 백병원의 강당을 빌려 사용하기도 한다. <생기발랄한 인문학여행>이라는 강좌가 개설되기도 했다. 지금은 자리가 모자라 사람을 잘라야 하는 정도이다. 이 강좌에는 250여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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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마들주민회쪽에서도 이 열정어린 시민들을 적극 받아들일 계획을 하고 있다. 즉 이 강의를 들은 사람들이 노원지역의 향토적 자산이나 역사를 찾아내고 그것을 공부함으로써 전문가 겸 활동가로 만드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 다행히 한역연 선생님들도 후속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이다.

올해도 계속할 것이라고 했는데 학진에 공모한 것은 떨어졌다. 학진돈 말고 그대신 수강료 3만원씩 받고 한다. 지금은 한국역사연구회와 더불어 역시 인문학여행을 하고 있는데 지금은 150여명이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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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는 늘 여성들이 주체이다

마들주민회가 주로 만나는 사람들은 여성들이다. 마들여성학교에 나오는 150여명을 상대로 한글교육, 기초영어교육을 주로 하고 있다. 졸업장 주는 복지관, 학교, 학원들이 상당히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이 학교에 오면 어머니들이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바로 자원활동가들의 헌신이 바로 그것이다.

주민회 사무실 안에 5개의 교실이 있는데 이곳에서 오전에는 여성학교 어머니들이 공부하고 오후에는 창조학교의 청소년들이 와서 한다. 창조학교는 학교의 학습을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다양한 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둔다. 학교에서는 전혀 경험하기 어려운 인권교육도 하고 자기를 돌아보도록 성찰훈련도 한다. 기초학습은 일주일에 한번만 하고 나머지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아이들에게 약이 되는 그런 다양한 교육을 한다.

어머니학교에 2명의 간사, 창조학교에 2명, 일반 활동 2명씩 간사들이 6명 각각 배치되어 있다. 3명은 풀타임이고 나머지 3명은 파트타임이다. 사무실 임대료는 수업료로 받는 것으로 대체하고 나머지는 300명의 후원회원들이 내는 돈으로 충당한다. 겨울에는 후원호프집을 열어 특별기금을 만들기도 한다. 이지역 주민들과 이곳을 거쳐간 분들이 주로 후원자가 된다. 30여명의 자원활동가들이 있는데 상근자도, 자원봉사자도 주로 여성들이다. 본의아니게 여성단체가 되었다고 서진아 대표는 쓴 웃음을 짓는다.

현행 평생교육진흥법에 따르면 문해교육을 지원하게 되어 있다. 거기에서 1천여만원 지원받는 것이 있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로 바뀌면서 노원구청 교유담당이 와서 지원금 못주겠다는 압박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문해교육으로서는 전국에서도 모범적인 교육기관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못한다. 창조학교도 지역아동센터로서 정부지원을 받지 않는 공부방으로 남아 있는 상태이다.

지역풀뿌리단체로서의 고민

- 민간단체로 남을 것인가, 제도권조직이 될 것인가

지역단체로서는 아무리 애드보커시 활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지역의 수요와 요구때문에 사회서비스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지역주민들과 접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업이 정부와 밀접하게 관계가 있고, 제도 안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기 때문에 이것을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고민이 많다고 한다. 평생교육기관으로 지정이 되면 많이 지원이 된다. 그렇지만 동시에 구청에서 관할하는 제도권 기관이 된다. 이것이 갈등과 고민을 낳는 것이다. 사회복지서비스를 민간영역에서 정부의 도움없이도 모델이 되고 싶은 것이 서대표의 꿈이고 의지이다.

전체 지역사회를 고민하는 활동이 부족하다.

- 지역판 참여연대운동이 필요하다

진보운동의 측면에서 보면 90년대 들어와 다양한 풀뿌리단체들이 생겼다. 생협에서부터 환경단체, 숲해설가모임, 도서관모임, 주부들의 활동 등이 많이 생겨났다. 구석구석 들여다보면 다양한 모임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대표는 이런 모임들이 과연 지역의 전체적인 변화를 만드는데 얼마나 기여하는가에 대해 회의적이다. 마을만들기는 지역의 자족적인 운동일뿐이다. 그 대신 참여연대의 지역판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지역여론을 만들어내는 지역풀뿌리조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들주민회는 그동안 각종 네트워크를 주도적으로 만들고 지역활동가조직도 만들어냈다. 뿐만아니라 선거대응도 한다. 그러다보니 활동가 역량이 부족해서 고민이다. 말하자면 할 일은 많은데 늘 인력과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더구나 지역주민의 삶에 근거한 주민조직을 만드는 것을 성공한 경험이 없다. 영화보기, 텃밭가꾸기 등의 소모임도 만들었는데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고 한다. 정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하면 활동이 확산이 될 것인데 마들주민회가 주도하고 있듯이 촛불시위 등 정치적 사안과 연결되면 지역사회 안에서는 활동이 잘 안된다. 이런 생활운동이 지역정치운동으로 연결되고 확장되지 않을까 하고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는데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동북여성민우회나 한살림의 경우에도 먹거리 활동에 그치지 그 이상 활동으로 잘 연결안되는 것과 같은 처지이다.

좋은 지역의 정치변화를 위한 길 - 좋은정치씨앗모임의 초석을 놓다

지금 마들주민회는 <좋은정치씨앗모임>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선거 때만 되면 선거대비 연대조직을 만들곤 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나면 끝이다. 노원의 바람직한 정책을 만들어내고 가능한 한 진보진영에서 후보를 만들어내는 논의를 하고자 한다. 그것을 단체간의 일시적 연대가 아니라 그것에 관심있는 주민. 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상설적 조직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현재 네 번째 자유토론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노원구청장은 랜드마크 건물을 짓고, 강북의 대치동을 만들겠다고 한다. 22군데의 재건축, 뉴타운을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중이라고 한다. 주로 건설쪽이다. 노원은 근처에 불암산, 수락산, 중랑천이 있어 환경을 잘 보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지역이다. 장애인, 기초수급자, 영구임대아파트가 가장 많은 곳이다. 서민들이 잘 살기 좋은 곳이다. 사회적 약자들 끼리끼리 살 수 있는 것이다. 장애인인구가 많아 아무도 장애인 지나간다고 다시 돌아보지 않는 곳이란다. 그래서 이런 지역적 특성을 감안하여 복지를 향상시키는 노원구가 되어야 한다고 서대표는 믿는다. 마땅히 지역정치의 후보는 노원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노원지역에서는 아파트가 전제 주택의 80%가 된다. 완전히 베드타운으로 전락되면 돈 벌어 모두 딴데로 가려고 할 것인데 이걸 어찌하나 늘 걱정이다.

2009/06/08 22:07 2009/06/0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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