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어제 5월 31일 밀비나 딘(Millvina Dean)이라는 이름을 가진 97세의 할머니가 영국 사우샘턴의 한 양노원에서 쓸쓸하게 사망했다. 이 사망소식은 즉각 전 세계에 타전되었다.? 영국 신문뿐만아니라 미국의 뉴욕타임즈지에도 크게 보도되었다. 이 할머니는 바로 저 유명한 타이타닉호의 마지막 생존자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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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을 양로원에서 지내고 있는 딘 할머니의 생전모습(뉴욕타임즈 사진)과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주연한 영화 타이타닉호의 포스터 ]

딘 할머니는 당시 겨우 생후 9주째였던 영아로서 생존한 705명 가운데에서도 가장 어렸다. 바로 1912년 4월 14일 밤 이름조차 낯선 Newfoundland라는 곳 해안에서 거대한 빙하와 충돌한 직후 타이타닉호는 침몰하고 말았던 것이다. 당시 딘 할머니는 27세였던 아버지 Bertram Dean이 가족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던 중이었다. 결국 딘 할머니와 당시 2살된 오빠, 그리고 어머니는 구명보트를 탈 수 있었고 아버지는 이 사고로 희생된 1천 5백명의 승객들과 함께 희생되고 말았다.

당시 딘 할머니는 인근을 지나던 기선에 구조된 다음 뉴욕으로 일단 가게 되었다. 남편을 잃어버린 딘 할머니의 어머니가 결국 영국으로 돌아와 살게 되면서 딘 할머니도 영국에서의 기구한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러나 어머니로부터 이 비극적인 소식을 들었지만 결코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아 함께 근무하던 사람들조차 딘 할머니의 신분을 잘 몰랐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딘 할머니와 가족들은 3등석으로 여행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비상 구명용 보트에는 1등석, 2등석 순으로 탈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어떻게 3등석에 탄 이들이 구명보토를 타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가. 이것에 대해서는 논쟁이 적지 않다. 영화 타이타닉호를 보면 노약자들이 우선적으로 구명보트를 타는 동안 그 배의 악단이 우아한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영국의 여러 동화책이나 교과서에는 이렇게 큰 재난 속에서도 질서정연하게 행동했던 영국인들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기술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필자 역시 '기사도 정신'(Chivalry) 라고 하는 책 속에 이런 내용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과연 그 급박한 상황속에서 아무리 신사의 나라라고 하더라도 아비규환을 연출하지 않고 질서정연할 수 있었던가. 당시의 진실을 모두 복원할 도리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분명 3등칸에 탔던 딘 할머니 가족 3명, 젊은 여성 1명과 2살짜리 아들, 9주난 여자아이가 살아났던 것은 기사도 정신의 나라 영국의 자랑을 정당화시켜주고 있다.

딘 할머니의 죽음이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사랑의 애잔한 이야기와 더불어 새삼스럽게 인도주의, 문명, 기사도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이루어야 할 문명의 질서, 인도적 정신이 살아있는 사회가 바로 사회적 약자가 존중되고 대표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전달되는 그런 사회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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