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창의로 세상을 바꾼다
-창의 Summit 개최에 즈음하여


[이 글은 서울의 하자센터가 주관하여 열리는 창의서미트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문으로 준비한 것입니다]


1. 저는 몇 년전부터 제 직업을 소셜디자이너 Social Designer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직업입니다. 세상을 우리가 디자인하고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기초로 만들어진 직업이지요. 저는 늘 세상 곳곳을 다니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많은 기관을 방문하며 이런 저런 일들을 보며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를 좀 더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시스템을 바꿀까를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공공기관의 공무원이며 동시에 기업의 CEO이며 또한 시민사회의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2. 지금 세상은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차라리 하나의 혁명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기존의 질서와 관념의 붕괴이며 새로운 질서와 관념의 형성입니다. 과거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라고 하는 세 섹터의 구분은 이제 의미가 사라졌습니다. 정부는 관료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공적 기금으로 주식회사를 만들거나 민간기관에 공적 업무를 위탁하는 사례가 늘어났습니다. 기업은 사회공헌의 규모를 점점 넓혀가고 있고 때로는 자선단체나 사회적 기업을 만들기도 합니다. 시민사회 역시 스스로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영리활동에 뛰어들고 있으며 좀 더 본격적인 사회변회를 위해 기업을 만들기도 합니다. 바로 사회적 기업이 이 세 섹터의 융합적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저는 개인적으로 과거 공무원에서 변호사로, 변호사에서 시민운동가로, 그것도 애드보커시 단체의 책임자에서 모금전문기관의 설립자로, 다시 사회적 기업의 CEO에서 싱크탱크의 책임자로 스스로의 인생의 궤적을 바꾸어왔습니다. 그러나 형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저는 늘 좋은 사회를 향한 세상의 변화라는 곳에 초점과 목표를 두고 일해왔습니다. 섹터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4. 하나의 단계에서 또다른 단계로 도약하는데 개인이든 사회이든 창의적인 힘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것을 사회창안 Social Invention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사회창안이라는 것이 우연히 하루아침에 한 사람의 독창적인 생각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많은 개인들의 공동의 노력에 의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Wikipedia라든지 Wikinomics라는 것, 집단지성의 힘으로 진리를 찾아가고 합리적인 길을 여는 일과도 연동이 되어 있는 것이지요.

제가 상임이사로 일하고 있는 희망제작소에서는 사회창안센터를 만들어 그동안 3천개가 넘는 사회개혁 아이디어를 개인으로부터 접수하여 그 아이디어를 다시 시민들이 점점 더 개선하고 숙성시켜 마침내 현실에 적용이 가능한 구체적 아이디어로 발전해 갔습니다. 그 가운데 100여개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되어 열매를 맺었습니다. 사회적 창안운동이 벌인 작은 결실입니다.

5. 저는 창의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습니다. 수많은 개인과 기업, 단체들의 창의적 발상과 실천이야말로 이 지구를 좀 더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세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일은 과거보다 좀 더 빈번하게, 좀 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여러분들도 창의를 통한 세상의 변화를 위한 씨앗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이 회의가 그런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을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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