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 명동의 YWCA 대강당에서는 부패방지법 제정 10년 대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한국사회 부패방지제도 10년의 평가와 앞으로의 과제"라는 주제였습니다 그 자리에 기조발제를 하러 갔습니다 사실 부패방지법이라는 170여개 조문에 이르는 중요하고도 큰 법률이 바로 시민단체들의 손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참으로 큰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법률이라는 것이 원래 정부나 국회의원들이 발의하여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이 원칙이지요 그런데 시민단체들이 이 중요한 법률을 초안하고 통과시킨다는 것이 참 모순이고, 우리 시대 정치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법률을 10여년전에 입법하기까지 참으로 기나긴, 그리고 고난에 찬 역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고참 변호사가 되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사법연수생이었던 임성택씨에게 내가 여러가지 법안과 아이디어를 주어 초안을 만들게 하고 그것을 내가 일일이 수정을 해서 법안 초안을 만들었답니다 1992년 내가 하바드법대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있을 당시 가져왔던 수많은 법안들, 예컨대 미국의 정부윤리법(Ethics in Government)라거나 공익제보자보호법(Whistle Blowers Protection Act), 돈세탁방지제도 그리고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아이디어까지 모두 그 목록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법률초안을 만들었다고 해서 정부나 국회가 쉽게 통과를 시켜줄 리 만무했습니다 결국은 부패한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나 고위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법률이기도 했던 것이지요 미적거리는 국회의원들과 정당들을 향하여 수많은 세월동안의 압력과 항의와 강제의 과정이 있었던 것입니다. 저 역시 당시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서 서울역, 광화문, 청량리역전에서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서명을 받기 위하여 땡볕에 수많은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노력의 덕분에 부패방지법 제정 켐페인 6년만에 결국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시민입법의 역사상 빛나는 금자탑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아직 부패는 여전히 만연한 상태입니다 법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동시에 이명박정부의 퇴행적 정책때문에 부패방지는 우리 사회의 중요 의제에서 멀어져 있습니다 그것이 가져올 부패현상과 스캔들이 걱정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역경을 뚫고 다시 좀 더 맑고 깨끗한 사회로의 행군을 시작해야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