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PO와 기업의 두가지 얼굴
오늘의 마지막 공식적 방문지는 <대지를지키는모임>(대지회)이다. 이 곳은 2000년 한번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회원이 3만명 정도 된다고 했는데 지금은 9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엄청 큰 성장이다. 조직은 한번 만들어지면 계속 성장하는 법이다. 좋은 리더만 있다면. 그 리더가 바로 후지타 카즈요시 회장이다.
대지회는 1975년에 설립되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유기농을 하자면서 생산자와 소비자들에 의해 설립되었다. 이 단체의 특징은 사회운동을 하는 부분과 주식회사의 양부분의 차의 두바퀴처럼 움직인다는 것이다, NGO활동으로서 농업을 지키고 원자력이나 유전자 반대운동을 하고 있다. 그 외에 학교급식, 지구온난화방지운동을 벌이고 있다. 주식회사로서는 농가들이 만든 안전한 농산물을 도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배당받지 못하는 주주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농민은 2천5백명, 소비자는 9만1천명 정도 된다. 주식회사의 경우 몇가지 이념을 가지고 움직인다. 농업,농가.소비자의 이익을 지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식회사의 주주는 소비자와 농민이 된다. 현재 2만2천명의 주주가 있다. 대주주는 없고 가장 많은 주직을 가진 후지타 회장조차 보유주식이 2%에 불과하다. 1년에 주주총회는 꼬박꼬박 한다고 한다. 250-300여명 참석한다. 언젠가는 주주 한 사람이 손을 번쩍 들어 이렇게 문의했다고 한다. 이익도 많이 나고 빚도 없는데 왜 배당이 없느냐고? 그러자 후지타 회장이 답변을 할 여유도 없이 다른 주주 한 사람이 이렇게 반박했다고 한다. “당신은 어떤 이유로 애시당초에 이 회사 주식을 샀느냐? 농업지키라고 산 것 아니냐. 일본의 환경문제 해결해 달라고 사지 않았느냐. 소비자 이익 지켜 달라고 사지 않았느냐. 우리 주주는 거기 동의했기 때문에 산 것이다. 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산 것 아니다. 배당이 아니라 농민과 소비자를 위해 계속 사업을 벌이고 재투자를 해 달라고 산 것이다.”
공익적 자본주의?
그러고 보면 대지회는 주식회사의 외피를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민단체에 불과하다. 배당없는 주식회사가 어디에 있는가. 주식회사는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저녁 회식 자리에 나온 이야기이지만 주주자본주의에 대응하는 공익적 자본주의라는 것이 일본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이 때 동석한 일본 릿쿄대학의 사회학자 나카무라교수가 Social Business라고 할 때 Social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해석이 많이 나와 있는데 Business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이 없다면서 나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왔다. 대충 이런 대답을 하였다.
사실 NPO 시민사회와 Business(Private) Sector, Public 정부 Sector간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NPO단체가 기업적 방식을 도입하여 지속가능한 활동을 꾀하고 있고 기업 역시 사회공헌이나 사회적 비즈니스를 통하여 NPO활동을 벌이는 경우가 흔해졌다. 뿐만아니라 정부 역시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Piviate Sector처럼 주식회사를 만들어 공공기능을 수행하게 하는 경우가 늘었다. 심지어 Private Sector라고 하는 기업들조차 과거와 달리 단순히 기업가의 탐욕을 자유롭게 인정하지 않게 되었다. ENRON, WORLD COM의 부도사태때 엄청난 미국의 투자자들이 파산하고 사회적 혼란이 일었다. 오늘날같이 대형화된 기업들의 운영이 대단히 공적인 기능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래서 기업역시 Public 해진 것이다. 도대체 어떤 본질적 권한이 있단 말인가!
나카무라 교수는 릿쿄대학이 주관하고 경제산업성이 주최하는 Social Business Forum을 금년에 연 적이 있는데 그 때 기조발제를 했던 하라죠지 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그는 DEL COMUPTUER의 회장도 지냈는데 그당시 진짜 주주는 당장의 이익배당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그 기업의 자립적 성장과 미래의 투자를 허용함으로써 그 기업의 미래를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것을 그는 공익적 자본주의라고 불렀다. 물론 주주의 배당이익, 주주가치의 존중을 당장 부정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장기적으로 공익적.사회적 영향과 효과를 중시하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단계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듯하다.
연간 매출액 2천억원의 재벌 시민기업
후지타 회장이 관장하는 대지회 산하의 모든 rldjqdlm 연간 매출액은 160억엔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2천여억원 되니까 대단한 기업이 되었다. 정직원은 200여명된다, 동네의 할머니 할아버지 또는 장애인 등 200명 정도의 비정규직원도 있다. 그 외에도 레스토랑이나 식품가공회사, 보험회사 등 5개가 대지회 산하에 있다. 일종이 시민기업의 문어발, 아니 재벌인 셈이다. 오늘 우리가 경영하는 야마우치라는 식당도 운영한다. 이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재료는 모두 대지회에서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식당은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 육류나 생선도 나오지만 야채가 안전하고 맛있다고 하여 인기가 높다. 이 가게는 다섯 농가가 공동으로 출자해서 만든 것이다. 지난 4월 1일 새로운 카페를 오픈했다고 한다. 이 가게는 부자 젊은이들이 많이 사는 곳에 위치해 있으며 어머니와 아이들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식당과 카페에서는 국산농산물을 사용하자는 푸드마일리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지회에서도 이 운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이 카페가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푸드마일리지를 적용하는 카페라고 한다.
소비자, 특히 생산자를 배려하는 기업
유기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배달할 때 수요와 공급이 안맞는 수가 많다. 대지회에서는 가능하면 생산자의 사정을 고려하는 체제를 갖추려고 노력한다. 먼저 농가와 상담해서 반년동안의 생산계획을 세운다. 밭의 넓이, 생산규모 등을 확인하고 농약의 사용에 대해 점검도 해서 대지회와 합의를 해서 가능한 한 전량을 매수한다. 이렇게 되면 그 농가는 안심하고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다. 계획을 가지고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것, 기후에 아랑곳하지 않고 판매망을 확보한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대지회의 소비자들은 단품도 살 수 있지만 세트채소를 사는 경우가 많다. 세트채소란 한 박스 안에 6-7개의 야채를 섞어 하나의 판매단위를 만드는 것이다. 생산품이 많은 경우에는 좀 많은 야채가 들어가는 세트를 만든다. 모두 생산자를 배려하는 것이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사는 길을 열어주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얼굴을 알게 한다
대지회는 늘 이 야채, 이 생산물이 누가 만들었는지 모두 알게 하고 있다. 농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의 모든 이력을 소비자들이 다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모든 기록을 남기는 시스템으로서 문제가 되면 바로 조사를 해서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채소를 원료로 하는 가공품도 가공회사와 연계해서 만들고 있다. 그 경우에도 누가 만들었는지 다 알게 한다. 설탕이나 조미료도 대지회와 상담을 해서 쓰게 한다. 포장지도 환경호르몬의 표시를 다 하게 하고 있다. 대지회는 회원 외에도 슈퍼마켓이나 생협에 도매로도 판매하고 있다. 동경에 있는 오다큐OX라는 큰 유통회사에도 판매하는데 이 기업의 판매장에는 대지회의 코너를 별도로 설치하여 판매하고 있다. 농가와 소비자가 교류하는 행사도 많이 벌이고 있다. 설립 이후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얼굴이 보이는 관계를 만들어왔다. 산지에서의 교류가 매년 100회 이상 개최한다. 농가는 누가 먹게 될 것인지 먹는 사람의 얼굴을 알고 생산해야 하고 소비자는 생산자가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관동지역(동경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지역)에서 생산자와 교류하는 소비자가 너무 많아 추첨으로 뽑고 있을 정도이다. 동경 근교에서는 옥수수캐기 행사가 있어 모집했는데 100-1500명이 신청을 해서 추첨을 해서 뽑은 것이다. 이렇게 한번 교류에 참가한 소비자는 대지회를 더욱 신뢰해서 계속 회원이 되고 식자재를 더욱 많이 주문하게 된다.
국산 농산물을 먹자는 푸드마일리지 운동
대지회는 여러 종류의 캠패인을 벌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국산품을 먹자는 푸드마일리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돼지고기를 국산으로 먹을 때 CO2를 80그램 감축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국산두부를 살 경우 199그램의 CO2를 감축한다. 아스파라가스의 경우 340그램 감축한다. 채소와 가공품은 포크라는 CO2감축단위를 쓰고 있다. TV를 한시간 꺼 놓으면 40그램 감축된다는데 돼지고기를 먹으면 TV 두시간 꺼두는 효과가 있다고 아이들을 교육한다. 소같은 경우 방목을 하면서 키우는데 겨울에는 축사에서 키운다. 그러나 사료는 모두 국산이다.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의 경우에도 사료는 모두 국산으로 쓴다. 대지회에서는 98%를 국산으로 사용하는데 일본에서 생산안되는 향신료, 바나나, 커피, 쵸콜렛 등은 페어트레이드를 통해 수입한다. 커피의 경우 동티모르에서 가져온다. 인도네시아에서 독립한지 얼마안되어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동티모르를 돕는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수익의 일부는 동티모르 학생의 장학금, 교재비등으로 지급한다. 올리브오일은 이스라엘 공격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팔레스타인으로부터 수입한다. 그래서 대지회 회원들에게 팔레스타인 사정을 전하고 어려움을 겪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식품과 약품을 보내는 운동도 벌였다. 그래서 1주일동안 3천5백명의 회원이 모금에 참여하여 430억엔 모금이 가능했고 가자지구에 식품과 의약품을 보냈다.
환경운동.사회운동을 하면서도 비즈니스 성공할 수 있다는 모델
대지회의 운동중에서 100만인 촛불의 밤 사업 역시 성공한 사례이다. 이것은 동지와 하지에 걸쳐 두시간씩 불끄고 살아보자는 운동이다. 이 행사에는 원자력을 반대하는 사람, 평화를 기원하는 사람, 지구온난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참여하였다. 작년의 경우 일본에서는 700-800만명이 참여하였다. 일종의 국제적인 행사인데 한국에서도 전기를 끄고 춧불의 밤에 참여해 주었다고 한다. 대지회에서는 사회운동도 해 가면서 국산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해 주는 운동을 33년간 벌여왔다. 일본에서는 환경문제,사회문제 하면서 비즈니스하면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렇지만 대지를지키는회는 사회운동과 농산물판매사업을 동시에 성공시켰다고 평가받는다. 정부나 은행에서 어떤 보조금도 받지 않는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의 발로 일어설 수 있다”는 신념을 실천하고 있다. 사회운동해 가면서 돈도 벌려는 학생들이 많이 직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금 현재 일본의 식량자급율이 40%밖에 안된다 농민과 우수한 청년들과 함께 일본의 농촌사회, 나아가 전체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고 예순이 넘은 후지타 회장은 아직도 청년마냥 눈망울을 반짝이며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
기후환경 모델도시를 찾아서 4 - 대지를지키는회
2009/04/18 01:27
TAG ~ NPO,
공익자본주의,
기후환경 모델도시를 찾아서,
대안무역,
대지를지키는회,
대지회,
사회운동,
시민기업,
지구온난화,
푸드마일리지,
하라죠지,
헤드라인2,
환경운동,
후지타 카즈요시















2009/04/18 03:47
딸기 농사 짓는 농민들 곁에서 딸기를 따 드리면서 '늙어 그냥 일당치기로 하는거야.' 라고 하시던 농민의 말이 생각나네요. 그만큼 수익에 대한 기대가 없단 뜻. 빚 안지면 다행. 이상적인 농법과 농업에 대한 구체적 접근도 좋지만, 가장 현재에 부합되는 지금 바로 이곳 한국 실정에 가장 적합한 구체적 대안을 현실화하면 좋겠습니다. 공정무역형태도 일본이나 유럽에서 통용되는 틀에서 벗어나 한국 실정에 맞는 형태로 잘 개발하면 좋겠구요. 유기농 활성화를 원하신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친환경발효액같은 농약을 무상으로 지급하든가 판로 자체를 예약제로 되어지도록 신경 써 주세요. 말과 글로만 마시구요^^:
근데. 선생님 블로그는 왜 이리 댓글이 적어요?
썰렁해서 전 이만...김미화씨 땐 억쑤로 요란하더니...고요의 바다네요..아무튼 농업은 역시 비인기종목이네요^^ 농민의 아들은 중심, 농민은 최고의 소외지역. 왜 그리 되었을까요??? 효자종목되게 애써주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