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희망탐사 94>미친사람이나 하는 짓- 한국사회에서 동물원을 운영한다는 것
그러고 보니 어릴 때 창경원 동물원 가보고, 아름다운가게 행사 때문에 서울대공원 동물원가 본 다음에는 동물원 와본지 참 오랜만이다. 더구나 개인이 운영하는 이런 큰 규모의 동물원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오늘 고양에 있는 테마동물원 쥬쥬(ZooZoo)와 그 운영현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최실경 원장을 만나러 왔다. 실제 이 동물원을 둘러보니 장난이 아니다. 1만8천여평에 달하는 시설물 전체가 자연박물관으로 연간 30만명이 즐겨찾을 만큼 복합문화 레저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보유한 시설과 동물의 현황을 살펴보자. 1.동물현황
“원래 대학을 못가고 실업계고등학교에서 토목을 배웠습니다. 월남전에 투입되었다가 몸을 다쳤지요. 사람보다는 동물이 나를 더 좋아해요. 무슨 선천적인 유전자가 있는지 동물과 소통하는 것이 쉬웠죠. 주로 집안과 농장에서 생활을 하면서 규모는 작았지만 동물을 많이 가지게 되었구요. 이 농장 안에 작은 연못을 만들어 낚시터로 개장도 하고 사슴농장도 하고 가축도 키웠어요. 물론 본연의 일인 공사도 하러 다녔구요. 그러다가 동남아와 유럽, 미주 등 배낭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이 때 외국의 동물원을 많이 둘러보면서 우리나라는 왜 안될까를 고민하였지요. 서울대공원 30만평인데 이 정도 규모이면 상당히 큰 셈이지요. 외국에 나가보면 1-2만평도 많고 심지어 인도네시아 발리의 경우에는 우리보다 더 작은 동물원이 많아요. 그렇게 되면 접근하는 사람이 편해지고 좋아하게 되더라구요. 우리나라에는 이런 작은 동물원이 통할까 하고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사람들이 내가 가지고 있는 동물들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하고 시작하게 된 거지요.” 구속 또 구속, 고난의 연속 그러나 그의 앞에는 그야말로 형극의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판자때기로 칸막이를 만들어 동물 우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70여종 300마리의 동물로 2001년 일단 동물원으로서 개방을 하였다. 결국 무허가동물원이 되었다. 그럼에도 이 지역이 온통 마비가 될 정도로 사람들이 모였다. 볼거리에 굶주린 시민들이었다. 그렇지만 본인도 동물처럼 한달만에 구속되었다. 동물원을 허가없이 냈다는 것과 그린벨트지역의 조건을 위반한 형질변경이 그 혐의였다. 22일간 구속되어 있다가 석방이 되었지만 그 후에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다시 쇠고랑을 찬 것이다. 다행히 이번에는 영장신청이 되고 나서 실질심사에서 구속을 면했다. 여전히 그린벨트에서 형질변경을 했다는 혐의였다. 한때는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큰아들도 노가다를 시키고 둘째도 연세대를 졸업했는데도 여기 붙잡아 일시키고 있단다. 애들도 말리고 집사람도 말렸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 일을 놓지 못하는 것은 운명이고 팔자가 아닐까 그는 생각한다. 다행히 이 과정에서 문화부에서 과장과 사무관이 뉴스를 보고 와 보았다. 상당히 보존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경기도에 육성방안을 제시했고 경기도에서는 내인가를 해 주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문수 지사가 직접 이 곳을 방문하여 한 시간 반동안 돌아보았다. 관련 국장과 고양시장 등 20-30명이 따라 온 것은 물론이다. 경기도와 건교부에 이미 수년을 쫓아 다니며 매달렸는데 되지 않던 일이었다. 부인이 옆에서 울고 있으니까 “그만두면 안된다. 오히려 2만평 가지고 적으니까 10만평 늘려라. 관이 수백억을 투자해도 잘 안되는 일을 이 사람이 하고 있는데 못 도와줄 일이 무엇인가. 이 김문수가 돕겠다”고 의지를 밝혀 허가문제, 표지판 문제 등 많은 문제가 해결되었다. 그러나 고난은 끝나지 않았다. 경기도 박물관의 유료관광객의 45% 차지 그 사이에도 테마박물관 쥬쥬의 성장은 눈부셨다. 관람객은 하루게 다르게 늘어났다. 연간 35만명 가량이 이 곳을 찾게 된 것이다. 경기북부지역에 사립박물관이 총 17개가 있는데 그 전체 관람객의 45%가 이 곳을 찾는 관람객들이다. 그만큼 인기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관과 일부 지역유지들의 딴지걸기는 계속되고 있다. 경기도 제2부지사가 소집한 어떤 회의에서 “사립박물관을 살찌우는 일이 발생할까봐 지원하기가 두렵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그는 불만을 넘어 분노가 일어 그날 하루 밤새 잠이 오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행정지원을 얻기 위하여 사설박물관을 엉성하게 만들고 악용하는 사람도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진실로 사재를 몽땅 털어 헉헉거리며 박물관과 동물원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그런 소리는 참기 힘들다는 것이다. 얼마나 쏟아부었냐는 말에 그는 한숨만 내쉰다. 모르긴 몰라도 이 큰 공간에, 이 많은 동물과 인력에 수백억을 쏟아붇지 않았나 싶다. 사설박물관? 박물관.미술관진흥법 13조에 따르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박물관 및 미술관의 설립을 돕고 문화유산의 보존계승 및 창달과 문화향유를 증진시키는 문화기반시설로서 지원육성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최실경씨는 지원은 커녕 방해나 하지말라고 핏대를 세운다. 자신의 모든 재산을 투자하고 밤을 세워 일을 하는데 행정의 딴지걸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 사람들이 엄청 몰리니까 임시로 주차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을 했는데 아직껏 잘 안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시장이 실무진에게 해 주라고 지시를 해 두기는 하였는데 실무진에서는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런 역할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은 법만 지키라고 한다. 개인이 하면 사설, 공무원이 하면 공공이라고 말한다. 조금만 지원이 있으면 특혜라고 한다. 뱃부에서 후쿠오카까지 가면서 여러 박물관들이 있는데 모두 사설이다. 그 과정에 아소라는 곳에 TV동물농장에 나온 동물원이 있다. 동물사진이 길가에 크게 보여 안들어 갈 수가 없다. 우리 같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 깔끔한 도로에 그런 표시를 해 두는데 우리는 표지판 하나 만들기 쉽지 않다. 인가된 증설계획대로 공사를 하면 앞으로 80억 정도가 더 투자되어야 한다. 주거래은행인 농협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한다. 주차장이 되지 않으면 더 투자와 증설이 불가능하다. 끝없이 돈이 들어가야 한다. 미친사람이나 하는 일 “이 동물원 자체가 내가 수익내려고 이 일 한적 없다. 수익은 커녕 적자만 안냈으면 좋겠다. 수익 냈다면 세무서에서 열두번도 더 나왔을 것이다. 이 땅이 원래 자갈모래땅이었다. 나무라고는 아카시아밖에 없었다. 여기에 옥토를 만들어 나무를 심고 동시에 동물원도 만들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도시계획 전과만 10여개 된다. 검사가 이렇게 이야기 하더라. 그린벨트에 나무를 심는 것은 잘했는데 법이 그러니 어떡합니까라고 했다. 주머니에 현금이 없다. 돈 조금 생기면 동물 사와야지, 또 조금 생기면 나무나 돌 갖다 놔야지, 베트남으로 중국으로 정신없이 돌아다닐 때가 많았다. 이거 안하면 큰 부자가 되었을 일이다. 그는 현행 규제가 너무 심하다고 말한다. 이 동물원을 운영해서 자기 자산의 금융이자의 5분의 1도 안나온다고 한다. 인건비와 금융비 빼고 나면 거의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다. 관람객의 차량으로 홍수를 이루고 그 차량이 갈 곳이 없음에도 주차장 만드는 것을 도와줄 생각을 안한다니 분통이 터지지 않을 리 없다.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미친사람이나 하는 일”이라고 잘라 말한다는 최원장의 얼굴은 이미 붉게 혈압이 올라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려운 일을 지속하는 것은 보람이 크기 때문이다. 최원장은 동물원을 거의 떠나지 않는다. 조카 결혼식 등 꼭 가야할 곳 외에는 안간다. 동물원 내부를 작업복 차림으로 돌아다닌다. 자신이 갇혀 있는 동물과 같은 신세이다. 조회 때마다 하는 말이 꼭 한마디라고 한다. “관람객이 한번 묻는데 그대들은 수 백 수 천 번 답을 할 것이다. 그러나 그 관람객은 처음 그리고 한 번 듣는 것이다. 늘 미소로써 답하면 관람객이 만족할 것이다. 미소를 지으면 너희들도 행복할 것이다. 토요일 오전에 조회를 하면 고객에에 인사를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제일 기쁠 때가 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동물이 새로운 생명을 잉태시킬 때이다. 혼자 히죽거리며 다닌다.” 요즘은 계획대로 모두 증설을 하고 나면 어떻게 할지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가업을 이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 법인을 만드는 순간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고 그러면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인을 만들지 않으면 상속세를 다 내야 한다. 아무리 사설, 사립이라고 하지만 공공적 기능을 훌륭히 수행하는 이같은 기관이 많이 생기고 일정한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최원장은 이렇게 단언한다. 이런 사업은 다른 사람이 절대로 손 안댄다. 돈 되는 사업이라면 돈있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다 달려들어을 것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해보려고 방문한다. 그런데 와서 사진을 무작위로 찍어도 막지 말라고 한다. 100% 다 알려주라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돌아간 사람 중에 아직 손대는 사람 못보았다. 네들란드 오펜힐 ZOO와 아사히야마동물원을 보라 네들란드 가면 오펜힐ZOO(일명 몽키빌리지)가 있다. 영장류만 가지고 있는 동물원이다. 체험동물원으로서 이름이 높다. 최원장이 이 곳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가이드 보고 오너를 만나게 해 달라고 했다. 오너는 없다고 해서 총지배인을 만났다. 그 때의 일을 이렇게 회고한다. 그 때는 공식적으로 동물원하기 전이다. 지배인 이야기가 오너는 영국인이고 면적은 3만 평 된다고 했다. 주차장은 누구 것이냐 했더니 주정부가 다 하는 것이라고 했다. 주정부가 주차요금을 받기도 하고, 8킬로 전방에 있는 열차 정거장에서 경전철을 운영하는데 이것도 주정부가 운영하고 수익을 가져간다. 3만여평에 연간 8백만명이 들어온다고 하더라. 애버랜드가 30만평인데 8백만밖에 안들어온다. 말하자면 외국에서는 부수시설과 편의시설, 교통망 등을 지자체에서 해 준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공무원들한테 하면 공무원들은 그 정도의 동물원을 만들어봐라, 그러면 허용해 주겠다고 한다. 그래서 최원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런 시설 해 주면 우리도 금방 그렇게 된다”고. 그는 또하나의 사례를 더 들었다. 그 유명한 아사히야마 동물원이다. 일본의 아사히야마라는 동물원이 있다. 원래 현에서 운영하던 것인데 관람객이 안오고 문을 닫게 되니까 사육사가 나선 것이다. 동물을 들고 밖으로 나가고 특별한 아이템을 만들었다. 팽귄이 나를 수 없는데 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전시기법의 변혁인 셈이다. 이런 것을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면 열 배 운영비가 들어가도 잘 안된다. 우리는 밤을 세우고 온갖 열정을 바친다. 교육을 위한 동물원 "우리의 주제, 테마는 교육이다. 교육은 체험과 같이 가야 한다. 파충류를 냉혈동물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변온동물이다. 만져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직접 만져보고 느낌을 주는 교육이 장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최원장의 지론이다.이른바 동물원의 선진국형 시스템을 추구한다.
특히 이 동물원은 어린이를 주타겟으로 삼고 있다. 어린이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구세군과 협약이 맺어 추진하는 오랑우탕 프로젝트이다. 매년 연말에 오랑우탕이 모금활동에 들어간다. 오랑우탕에게 돈을 주면 오랑우탕이 구세군 남비에 그 돈을 넣는다. 이것을 보고 어린이와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기 때문에 줄을 서서 돈을 기부하게 된다고 한다. 대학에 동물자원학과, 동물조련과가 생기는데 실습할 곳이 없다 이 동물원에 지금 50여명의 직원들이 있다. 대학의 전문학과인 동물자원학과, 애견학과, 축산학과, 조경학과, 생명공학과를 나온 전문가들이다. 그래도 안타까운 것은 대학이 과를 만들어놓고 실습할 곳이 없다는 사실이다. 서울대 수의학과 3.4학년들이 정기적으로 이 곳에 와서 실습을 온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강원도 동물자원학과 학생들도 수련을 위해서 왔다. 취직은 커녕 실습할 곳도 없는데 학과를 만드는 대학도 대책없는 사람들이거니와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을 만들어야 할 지자체나 정부의 무대책은 더 한심하다. |














2010/09/26 22:21
학교 프레젠테이션과 관련하여 우리나라 동물원에 대해 조사하던차에
이런 글을 읽고 많이 공감하며 동물원에대한 현주소를 알게된것 같아 한편으로 씁쓸합니다.
건승을 기원합니다.
2010/09/27 05:39
2009/04/29 22:42
그러나.. 어찌 이토록 동물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진술을 희망탐사로 올리셨는지.. 좀 여유 있을 때 생각 정리하고 다시 댓글 달겠습니다.
2009/04/29 22:55
2009/04/08 19:27
바로 집 근처에 이런 곳이 있었음에도 몰랐던 사실이 더 놀랍습니다.
(꼭 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