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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끔 외롭고 싶다

2009/03/1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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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 곳 저 곳에서 책을 추천이나 소개글을 부탁하는 요청을 받는다.  오래전, 아마도 1990년대 후반쯤 한 시집을 추천한 적이 있다. 바로 정호승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이다. 아래 글은 이 시집을 추천하면서 쓴 글이다.  사실은 나도 외롭고 싶을 때가 있다. 많은 사람과 하루 하루의 틈바구니 속에서 씨름하면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어제부터 부쩍 봄의 기운을 느끼면서 생명의 기운이 퍼지는 저 들판으로 나가거나 아니면 어느 산사라도 가 볼꺼나.

내 수첩은 나의 것이 아니다. 무시로 걸려오는 전화들에 의해 내 수첩은 점령당한다. 사무실의 간사들은 내 수첩에 내가 필요한 일정들을 마구 적어놓는다. 매일매일 시간단위로, 때로는 10분단위로 내 일정은 빼곡하다. 가끔 나는 생각한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 아니다. 내가 만나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거의 포기할 수밖에 없다. 가끔은 몹시 외로움을 탄다. 매일매일 수많은 사람의 만남속에서 나는 외로워진다. “군중속에서의 고독”이라고나 할까. 정호승은 그의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울지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정호승의 “수선화에게”)

    • 시는 일상을 넘어 사람을 명상과 상상으로 이끌기 마련이다. 올 여름 어느 산사에서나 또는 해지는 해변에서 나도 조용히 외로움을 생각하고 싶다. 나뭇가지에 앉은 새도 되고 싶고 산그림자도, 종소리도 되고 싶다. 정호승의 이 시집을 끼고 나도 외롭고 싶다.
2009/03/12 15:29 2009/03/1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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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9/06/01 17:31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박원순
      2009/06/01 20:06
      효소씨, 감사합니다. 정읍에 계신 것을 깜박했군요. 정읍신문사 김태룡 대표의 초청으로 갔던 것인데요. 다음에 가면 꼭 뵙도록 하지요. 그럼 늘 건강하세요
  2. 이옥숙
    2009/05/28 05:28
    그러시군요 , 변호사님

    과부 안효선이 저를 초대하였어요.

    며칠전 밴쿠버에 도착하였지만 못 만난 인심샘과 ..
    문정희씨 함께 모였어요.


    외로운 여성들의 번개팅이죠.

    그래서 담에 모일 때 .. 우리 모두가 공동으로 연모하는 어떤 남성에게 .. 다정한 말 한마디씩
    준비하여 모이기로 했어요.
  3. 정낙섭
    2009/03/15 12:26
    한 일주일 다이어리 칸을 채우지 말라고 주문을 해 보셔요.

    또는 일주일 분을 아예 다이어리에서 빼 버리시면
    간사들이 그 칸에 일정을 써 넣지 못하겠지요.

    자유로움을 한껏 포옹 할 수 있는 날을 부디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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