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7일 눈이 하얗게 그대로 쌓여있는 양평과 성남의 여러 학교들을 돌아보았습니다. 희망을 찾는 작은 탐사여행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희망제작소 회원 몇분도 동행했습니다. 그 중에 연세대 교육학과에 다니는 정예송 양도 함께 했는데요. 제가 숙제를 해야 한다고 했더니 이렇게 예쁜 리포트를 보내왔네요. 제 인터뷰는 조만간 올리기로 하고 그 맛배기로 먼저 정예송 회원의 순례기를 읽어보도록 하시지요 작은 학교, 마을에 손 내밀기 탐사대원 정예송 2010년 1월 17일 조현초등학교 세월초등학교 이우학교 기록적인 추위로 꽁꽁 얼어붙었던 한강은 이제 조금씩 녹고 있는데,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 닿은 두물머리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앞 다퉈 내려 보낸 찬 기운에 아직도 꼼짝없이 얼음판이네요. 서울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인데 길가와 들판의 눈이 녹지 않고 하얗게 남아있어 여행가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우리는 남한강변으로 하얀 길을 더 내달려 용문산 아랫자락에 위치한 작은 학교 운동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이곳이 바로 ‘박원순의 희망탐사’에 함께 한 일곱 명의 첫 목적지인 조현초등학교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마이뉴스에서 개최한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강의에서 원순 씨의 강의를 듣고 나서 후원회원에 가입한 회원 정예송입니다. 희망제작소 정기 후원은 언제고 반갑게 신청할 수 있었을 텐데, 책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에 직접 사인까지 해서 주신다니 더없이 감사했죠. 그 자리에서 ‘희망탐사를 같이 해 볼 사람 없느냐’는 원순 씨의 물음에 번쩍 손을 들어 신청하기도 했구요. 이메일로 받은 탐사 일정에 또 한 번 가슴이 뛰었습니다. 작은 초등학교에서 기적을 일궈낸 조현초등학교와 세월초등학교의 선생님들, 그리고 대안학교의 첫 세대 이우학교를 방문하는 꽉 찬 일정은 교육학을 공부하는 저에게 더욱 큰 기대를 안겨주었습니다. ‘희망탐사’ 이야기를 엮은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를 단숨에 읽으면서 내가 만나게 될 멋진 사람들을 그려보았습니다. 조현초등학교를 이끌고 있는 이중현 교장선생님은 교장공모제로 선발되었으며, 지난 참여정부의 교육혁신위원회 위원으로 직접 교장공모제를 기획한 분이기도 하십니다. 학부모의 손으로 직접 뽑은 교장선생님이었죠. 처음에는 전교조 선생님이 오신다고 해 반대도 많았지만, 지금은 학생, 학부모, 선생님, 그리고 마을 사람들까지 모두 사랑하는 ‘우리의 교장선생님’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사교육과 입시 문제 등 획일화된 공교육 교육과정과 평가과정이 가진 고질병에 ‘다양화’라는 처방을 내리고, 교육과정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또한 갇힌 배움은 죽은 배움이라는 믿음으로 활동하는 교육의 대안으로 문화예술학습을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조현초등학교의 교사들처럼 고민하는 교사에게는 더 나은 교육을 위한 아이디어가 끝없이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다른 학교와 차별화된 조현 만의 프로그램은 이 밖에도 많지만, 저는 학교가 마을을 위해 만든 ‘생태체험학습장’에서 특히 더 큰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전의 우리 학교는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을 찾지 못해 마을과 점점 담을 높여갔고, 시골 학교에 전근 온 교사들도 곧 다시 떠날 이방인으로 마을에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현초등학교는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것이 학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용문산 관광단지를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체험학습장을 조성한 것입니다. 생태체험학습장은 방문객과 주민에게 문화와 예술, 생태를 접할 수 있게 하는 학습 시설인 동시에 주민에게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또 일자리를 얻어 소득 창출할 수 있는 마을 공동의 생활공간이 되었습니다. 이미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고 여기에 마을 주민의 경험과 지혜를 적극 활용하였다고 합니다. 이 뿐 아니라 용문산의 명물인 은행나무의 이름을 딴 축제를 열어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와 교사까지 마을 사람들이 두루 참여하는 마을 축제도 만들어내었습니다. 교사는 떠나도 학교는 그 자리를 몇 년이고 지킵니다. 지역공동체가 학교에 책임의식을 갖도록 하려면 다양한 참여의 기회를 통해 ‘내가 만든 학교’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이중현 교장선생님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이야기가 끝난 후 조현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맛있는 두부전골 집으로 안내해주셨고, 손두부와 국물로 배를 채우니 추위도 털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찾아간 곳은 양평의 세월초등학교였습니다. 작은 길에 들어서고 나서도 고개를 두 번이나 더 넘어서야 닿을 수 있었던 산골 마을의 아담한 학교였습니다. 세월초등학교는 위치상의 불편함 때문에 아이들과 교사들이 등을 돌려 통폐합의 위기에 처한 학교였다고 합니다. 이를 들은 남궁역 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 몇 분이 또 하나의 학교가 없어지는 것을 막고자 전근을 지원하여 오셨고, 그 때부터 학교는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의 숫자가 너무 많아 작은 학교만의 장점을 지키기가 힘들어졌을 정도라고 합니다. 선생님들이 처음 왔을 때는 학교 뿐 아니라 마을도 활기를 잃어버려, 곳곳에 폐가가 눈에 띄게 많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도시로 나가고 투기 목적으로 땅만 사두고 관리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것을 본 한 선생님이 폐가를 체험학습 터로 이용했고, 이 밖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시장에까지 나가는 등 마을로 나가서 수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남궁역 선생님은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세월초등학교 수업의 곳곳에 녹아들게 하여 아이들의 흥미도 유발하고 학습 효과도 높였습니다. 마을에 나가서 수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마을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아이들이 직접 마을의 역사를 공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유대를 잃어가던 마을 주민들은 10월의 학교 축제에서 직접 연극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관계를 열어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월초등학교에서 기획한 초청수업 ‘마을의 달인을 만나다’야말로 학교와 마을에 다리를 놓은 멋진 아이디어입니다. 아이들이 한 주간 짚 꼬기의 달인, 소젖 짜기의 달인 등 세월이 담긴 재주를 가진 마을 어른들을 찾아가 체험학습을 하는 것인데, 아이들은 이웃이면서도 모르고 살았던 마을 어른의 놀라운 능력을 재발견하고, 어른들은 단절되었던 아이들과의 교류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소젖 짜는 아주머니는 아이들이 방문할 때마다 목장의 곳곳을 다니며 자세히 설명해주었고 갓 짜낸 우유도 한 잔씩 마셔볼 수 있도록 준비해두었다고 합니다. 이제 아이들은 목장을 지날 때 냄새 난다고 코를 막는 대신, 아주머니를 향해 크게 손을 흔들어 인사할 것입니다. 아이들 마음에, 그리고 마을 주민의 마음에 퍼졌을 따뜻한 온기를 상상하며 이야기를 듣는 나까지 행복해졌습니다. 이우 중?고등학교는 제가 개인적으로 교생실습을 나가고 싶어 이모저모로 알아보았던 학교였습니다. 학과가 개설되지 않아 실습의 기회를 가질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사진과 글로만 상상하던 이우학교의 모습을 이번 기회에 직접 볼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산 속에 콕 박힌 아담한 교정 곳곳엔 나무로 만든 정자가 위치하고 있었고, 붉은 색 철골로 이루어진 학교 건물은 허공에 떠있는 것 같은 신기한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우학교를 만들고 일구어낸 정광필 교장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선생님은 중등교육혁신을 위해 대안교육과 공교육의 연결점으로서 기획했던 이우학교의 초기 모습을 회고하였고, 개교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이후 10년을 위한 변화된 교육과정을 짜내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우는 이미 다른 방식의 학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했지만, 앞으로는 교과 통합과 장기간의 프로젝트형 교육과정, 그리고 학교와 사회를 연계하는데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합니다. 지역 문제를 학생들이 직접 발굴해서 해결하는 영국의 민주시민 교육과 같이, 학생들이 더욱 주체적으로 이 사회에 뿌리내리는 방법을 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학교가 중심이 되어 지역 커뮤니티를 복원하겠다는 이우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세 학교의 선생님들은 수많은 구상을 현실화하고 있었고, 그 안에서 지역과 학교의 오랜 연대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마을 할머니들이 시계가 고장이 나도 학교 선생님한테로 가져왔다고 합니다. 학교 교문은 언제나 열려있었고, 선생님은 마을 사람 모두가 마음깊이 존경하는 대상이었습니다. 지금은 아이가 학교를 졸업하면 학부모도 자연히 발길을 끊게 되고,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점점 일부만을 위한 거대한 빈공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도시의 학교는 어떻습니까. 아이들이 빠져나간 저녁의 운동장은 걷기 운동을 하려는 주민들이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저마다의 다이어트에 열중하는 공간이 되어버린 듯 하고, 그마저도 땅이 모자라 남의 학교 운동장을 빌려써야하는 ‘도시형 학교’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높은 담장만큼 학교와 지역사회의 거리가 멀어진 것 같아 보입니다. 작은 학교들이 먼저 시작하고 있는 지역과의 손잡기, 오늘 우리가 만나본 훌륭한 선생님들의 노력이 큰 빛을 내면 다른 학교들도 문을 열고 지역으로 손 내밀지 않을까요. 그러면 우리 모두 마을마다의 축제를 위해 학교로 모여들게 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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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이원순닷컴에서 원순 씨가 아닌 다른 사람의 탐방 후기를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네요? 탐사 가실 때 동행인들한테 숙제 많이 내주세요. 탐사 동행인들로부터 악플 달리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Edit/Del Reply-
박원순네 지역희망탐사에서는 인턴들이나 연구원, 희망 회원들이 함께 가는데요. 이 좋은 팀웍 때문에 늘 행복하답니다. 구경이씨도 다음에 함께 가시지요Edit/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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